국내 블록체인 게임 관련 규제 환경의 현실과 이에 대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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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온(@donekim)입니다. 블록체인 매스어답션을 위한 촉진제이자 핵심 중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임 개발사들의 연이은 해외 진출 소식 및 국내 서비스 일시중단 소식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내 블록체인 게임 규제 환경의 현실에 대해서 짧게 다뤄볼까 합니다.

#1. 국내 블록체인 게임 규제 환경의 현실


지난 7월 22일에 개인적으로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있는 국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개발사 아이텀 게임즈(ITAM Games)에서 야심차게 출시한 블록체인 기반 RPG 게임 다크타운(Dark Town)의 국내 서비스를 중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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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코인데스크코리아

이미 스푸키즈, 어니언나이츠, 스페이스라이더 등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텀 스토어를 런칭하고 유저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던 아이텀게임즈에서 다크다운 등의 국내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 내에서의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적법성 이슈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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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는 등급분류 규정에 따라, 유료 재화를 이용해 이용자 간 아이템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이 있는 경우 사행성이 짙다고 간주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암호화폐를 이용한 아이템 거래 기능이 있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들은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를 통해 릴리즈를 하고 등급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무조건 사행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되는 리스크에 노출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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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미 지난 2018년 12월에 카카오 게임즈를 통해 출시되었던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 "유나의 옷장"은 재분류 심사 대상으로 분류되었고, 수개월간 재분류 심사가 이뤄지지 않으며 끝내 서비스 중단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2. 미국과는 대조적인 규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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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게임에서 쓰이는 토큰을 (1) 가격이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으로 운영하고, (2) 자사 플랫폼에서만 활용이 가능하도록 제한하여 2차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분별할 거래를 제한하는 장치를 두긴 했으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는 최근 포켓풀 오브 쿼터스의 토큰 발행·판매를 최초로 허용한 사례가 등장하였습니다.

어찌보면 무조건 사행성 꼬리표를 붙이고 지지부진한 심사지연을 통해 스타트업 회사들이 스스로 포기하게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기 보다는, 블록체인 게임사 또는 유통사 등이 발행한 토큰이 유가증권에 해당여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그에 맞춰 서비스를 운영하게끔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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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여러 비앱(BApp) 게임의 런칭을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클레이튼)에서도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클레이(KLAY)토큰을 상장하지 않는 방안까지 검토 중에 있으며, 이미 나름의 로드맵을 가지고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게임을 런칭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회사들은 국내 유저의 접속을 제한하고, 글로벌 마켓에서의 서비스 런칭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3. 게임의 주도권은 또 다시 외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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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단순히 트랜잭션의 속도나 확장성의 문제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기저에는 사용자 확보(User Adoption)의 문제가 깔려 있습니다.

비앱(BApp) 또는 디앱(DApp)으로 불리는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들이 메인스트림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계속 지지부진한 답보 상태에 있는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2가지 주요 문제점이 있습니다.

  1. 품질의 문제 : 사용자들이 진정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킬러댑이 없다는 것

  2. 마찰의 문제 : 일반 앱(중앙화된 애플리케이션)보다 사용하기 몇 배는 어려운 UX의 문제

그래서 이 둘의 문제점을 가장 먼저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결국 게임 또는 SNS가 될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가이드영상이나 디테일한 포스팅이 많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일반 대중들이 액션을 취하기 위해서는 일단 사용하기 쉽고 편해야 하고, 사용하고 싶어야 하는 동기부여가 있어야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누가봐도 높은 모티베이션이 높은(블록체인 기술을 믿는다거나, 크립토애셋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거나, 투자를 해서 물린 상황이거나 등등)유저들만 참여를 할 수 밖에 없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입니다.

나름 IT강국, 게임산업 강국으로 불리던 우리나라는 이미 모바일게임이라는 엄청난 시장을 중국에게 넘겨주었고, 다가올 블록체인 기반 게임 시장 또한 그 주도권이 해외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말인 즉슨 미래의 국가경쟁력이자 먹거리가 될지도 모르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시장 자체를 다른 국가들에게 넘겨주고 있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항상 미국이나 중국, 일본이 신기술과 신시장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을 하고 규제하는지에 대해서 눈치를 보고 난 뒤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규제를 도입하면서 계속해서 기술경쟁력에서 뒤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만약 암호화폐를 통한 아이템 거래 기능이 있다는 것이 사행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이에 대한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도망치는 것이 최선이 되는 환경이 되지 않도록 신기술 친화적인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규제의 부재, 표리부동한 자세로 수수방관하고 있는 규제당국의 대처로 인해 국내의 우수한 개발진들, 사업가들이 계속해서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정말 답답하기 그지 없네요.